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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수민이는 이런 아이다.
제가 꼭 가지고 놀고싶은 장난감이 있는데 그걸 누가 달라하면.. 그 대신에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하나 들고 와서는
지 손에 쥐고있는 장난감을 주지 못해 미안한 대신, 제일 좋아하는 그걸 내밀며 가지고 놀라 한다.

엄마품에 안긴 동생을 함부로 만지려 하지 않고 살살 쓰다듬거나 보는것만으로도 배시시 웃어주는 품 넓은 아이다.
밖에 나가 동네 언니들, 오빠들을 보며, 언니~ 얘들아~ 하며 좋아하는 살가운 아이다.
울고 짜는 일보다는 웃고 반겨주는 것이 훨씬 더 많은 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그런 수민이는.. 그래. 이제 열흘이 되었구나.
동생이 생기면서 생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그전에는 아침에 일어나 아빠가 주는 맛있는 아침밥을 먹고 할머니집으로 놀러갔다가, 오후 3~4시쯤, 엄마 아빠가
보고 싶어질때가 되면 어김없이 엄마랑 아빠가 데리러 가는 그런 생활을 했다.
그 시간쯤 되면, 아이는 창밖을 내다보며 엄마~ 아빠~ 하고 부른다고 엄마(할머니)는 이야기 했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엄마, 아빠. 이모, 삼촌 사이에서 제 이쁨을 한껏 차지하고 행복해 하는 귀여운 아이.
그런 수민이에게 동생이 생겼다.

동생이 생기면서 산후조리를 집에서 하기로 결정한데는 수민이를 좀 자유롭게 많이 보자는 뜻도 있었다.
하지만, 산후조리 기간에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를 데리고 내내 있기는 내 몸이 버거웠다.
잠깐이니 괜찮겠지. 하는 우리 생각만 하고 수민이는 거의 할머니집에 내내 있다.
잠도, 밥도 모두 할머니집에서 하고 하루종일 엄마~ 아빠~ 아야~를 불러대야 1~2시간쯤, 제 집에 와서 그나마도 잠깐.
엄마품에 안겨보고 아빠 손잡고 나가보고 했던게 전부다.
그렇게 열흘을 생활했다.
아이는 아무렇지도 않은듯, 손도 잘 흔들어대며 배시시 웃어대며 가끔은 헛웃음도 날려대며..그렇게 잘 있는가 했다.

물론..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모, 삼촌이 부족함 없이 너무 잘해준다. 집에서보다 더 이쁨받고 관심받는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 엄마 아빠에 대한 서운함이 있었던걸까...

조금 아까.. 수민이는 말그대로 30분쯤 대성통곡을 했다.
우리가 빡빡 우겨 이번주부터 건강관리 차원에서라도 엄마(할머니)가 수영을 다니시도록 했기에, 그 시간에 집에 와있었는데..
어디 다쳐도, 열이 펄펄 끓어 40도를 오가도록 아파도, 또 다른 울일이 있어도 울음끝이 너무 짧은 아이인데.
그렇게 서운해하며 엄마목에 매달려 펑펑 울면서 서러워하는 모습, 젖을 달라며 애처롭게 우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다.
그런 모습은 수민이를 키운 14개월내내 처음 보는 낯설면서도 가슴시린 모습이었다.

사실.. 이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눈물이 난다.
수민이의 그 모습에 어린시절의 내가 오버랩이 되어서일까.

난, 8살에 동생이 생겼다.
8살이 되도록.. 나는 너무 귀하고 소중한 외동딸이었다. 비교적 어린 시절의 기억을 많이 가지고 있는 나는 내가 얼마나
엄마아빠로부터 극진한 애정을 받았는지 잘 기억하고 있다.
온전한 내 세상이었고, 세상 부러울게 없이 가득했기에 좀 거만하고 건방지기까지 했던 꼬마였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엄마배가 불러왔고.. 몇달 뒤 나한테는 동생이 생겼다.
8살이 되도록 한없이 아기였던 나는 어느날 갑자기... 누나니까. 누나니까. 난 하면 안되는 것들이 생겨났다.
어느 누구도 나한테 내가 왜 갑자기 어른이 되어야 하는지 설명해주지 않았다.
8살이나 먹고 비교적 큰. 그리고 학교도 다니기에 관심사가 나뉘어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 꽤나 서럽고 서운했다.

동생이 태어나서 엄마아빠의 애정을 빼앗겼다고 느꼈던것보다,
누나로서, 또 그뒤에 동생이 태어나면서 언니로서, 맏이로서 무언가를 강요받고 내가 뭘 해야하는 그런 현실이 싫었다.
그 감정은 사춘기를 지나도록 내내.. 불과 몇년전까지도 유지되었던듯 하다.
그리고 불과 얼마전, 그 불쾌한 감정과 화해를 하고 내 자리를 알아차렸다. 사실 아직도 난 그래서인지 철이 좀 덜 들었다.;;

아무튼.... 수민이가 섧게 우는걸 보면서 갑자기 내 감정이 북받쳤다.
이 아이에게 나는 나처럼 어른이 되라고 강요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건만... 엄마품을 내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는 그에
못지않은 강요였구나. 알게 되었다.

결국은..아이가 울다 울다 내 품에서 지쳐 잠들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거라고는.. 그래. 네가 참 속상하겠구나. 슬펐겠구나. 쓰다듬고 또 쓰다듬어주며 안아주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것이
없었다.
열흘간 서러웠던 감정이 좀, 나아졌을까..?
오늘밤엔 아이를 내내 품에 안고 재워야겠다 생각하며 오늘은 여기서 재우기로 했다.
내내 속이 상한다.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도 된다.
아직 갸냘프고 어리기만 한 14개월 우리 큰 아기.
난 꼭 두아이를 쌍둥이처럼 대하면서 키워야지 마음먹었는데.... 그래도 수민이에게는 뭔가 아쉬움이 많겠지 하는 생각이 드니
한없이 미안하기도 하다.
갑자기... 엄마가 된 나한테 엄청난 책임이 주어진듯 하다.
엄마라는 자리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자리인것 같다.


내 의젓하고 예쁜 큰 아이에게.. 나는 어떻게 해야 좋은 엄마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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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entaku.tistory.com BlogIcon 센~ 2011.07.07 09:12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맞어맞어; 아직 수민이가 감당하기엔 아직 수민이도 아가얌;;
    이융...그래도 속깊은 녀석이네 매일 매일 보채지 않고 잘 참다가;;
    토닥토닥 우리 수민이;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08 20:5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굉장히 의젓하고 의연하지만.. 그래도 아가라 어쩔수 없나부다 했어요.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그렇게나 울었을까..ㅠ
      그날 그렇게 울고, 이제 이틀이 지났는데 많이 안아주고 시간을 같이 보내려고 노력을 했어요.
      그래서 그런가.. 좀 나아지는것 같아요. 동생한테도 가서 배시시 웃어주기도 하고..ㅎㅎ
      잘 지내시죠 언니!?

  2. Favicon of http://www.airbody.com BlogIcon airbody 2011.07.07 10: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미 충분히 좋은 엄마이신것 같은데요~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08 20:5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갈길이 멀어요 ㅠ_ㅠ
      신랑이랑 종종 이야기하지만...진짜 좋은 부모의 길은 멀고도 험난한거 같아요.

  3. Favicon of http://kkommy.tistory.com BlogIcon kkommy 2011.07.08 1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그렇게 첫째들은 커가는거야..
    동건이도 가끔씩 울컥 울컥 하는거 같더라고..
    밤마다 서럽게 울고..

    너는 충분히 좋은 엄마야.. ^^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08 20: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런가...
      동생이 둘이 되었을때, 어느날 엄마가 나보고 저방에 가서 다 컸으니 혼자 자라고 하더라고요.
      무려..그때 내나이가 11살인데..ㅎㅎ 근데도 왜 그렇게 그날의 기억이 서럽게 남아있는지..
      동건이도 그 마음이겠죠?
      수민이는 그날 이후로 채민이를 쳐다도 안보고 부르지도 않더니 오늘에서야 다시 아야~도 부르고 동생 옆에 기대 누워보기도 하고 하더라고요.
      이제 좀 마음이 풀렸나 싶어요. ㅎㅎㅎ
      아후..좋은 엄마 되기는 진짜 멀고도 험난한 길인거 같아요. 일단 체력부터가..;;;;

  4. Favicon of http://handonge.tistory.com BlogIcon 맑은물한동이 2011.07.09 17: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게으름을 마구마구 부리느고 주저 앉아 있는 사이 둘째가 드뎌~
    뒤늦은 축하드려요~~ 추카추카~~~^^
    수민이는 정말 속이 깊은 아이군요.
    아유~ 그렇게 울때까지 얼마 맘이 많이 상하고 서러웠을지...

    아마도 수민이는 커가면서도 자신의 서운함을, 자신의 욕구, 욕심들을 자꾸 숨기는 일이 많고,
    동생에게 마지 못해 양보하는 일이 많을겁니다.
    울집 큰녀석이 그래요~ 남들은 착하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는 자식의 욕구를 잘 표현하고
    요구하지 않는 녀석이 맘 짠하고 걱정도 되요.
    부모가 된다는게 참 어렵더라구요.
    명이님은 충분이 좋은 엄마라고 생각되는데요~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15 00:31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아직 좋은엄마가 될라면 갈길이 멀고도 험한 것 같아요. ^^
      수민이는 또 다시 씩씩하게 잘 견뎌내고 있어요.
      그러는 사이 부쩍 자라는지..이제 자기주장이 강해져서 싫고 좋음이 확연히 분명해졌죠.
      수민이(라고 쓰고 수민님이라고 부르죠.ㅎㅎ)한테 온가족이 혼나느라 바빠요 ㅋㅋ

      쌍둥이처럼 잘 키워볼라는데..그럴라면 일단 채민이가 좀 짱짱하게 큰 다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아직까지는 둘의 차이가 너무 커서..ㄷㄷ;;;;

  5. Favicon of http://liveis.tistory.com BlogIcon 산다는건 2011.07.09 22:08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리지만 아이들도 양보가 무엇인지 알고 자기가 무엇을 희생해야 되는지도 알겠죠. 어른들은 알지 못 하는 생각을 아이들도 하고 있을 겁니다...

    (애인도 없는 제가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15 00:35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애인이 없어도! 알건 다 알지 않겠습니까?? (응? 이게 뭔말이래..ㅎㅎ)
      말 못하는 애들도 자기 의견은 엄청 분명하답니다. ㅎㅎ
      그런걸 보면 산다님 말씀대로 뭔가 심오한 생각을 잔뜩 하는게 분명해요. ㅎㅎ

  6. Favicon of http://iromi.tistory.com BlogIcon 히로미 2011.07.11 09:5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엇! 안그래도 주말에 언니 생각 문득 들었는데.
    둘째가 벌써 언니 품에 있구나.
    오랜만에 언니의 글 보면서 예전에 늘 봐왔던 언니의 모습과 엄마가 된 지금의 모습이 서로 교차되면서 나도 마음이 찡해지네.
    수민이는 점점 예뻐지는구나...
    어른이 된 수민이랑 둘째도 보고싶네.
    형부! 언니! 건강히 잘 지내고 계세용^^
    아/ 어머니께 안부도 전해주세욤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15 01:13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엄마가 된다는건.. 쉽지 않은 일인것 같아.
      항상 나의 필요와 아이의 필요가 충돌할때, 나보다는 아이를 먼저 챙기게 되는게 엄마라는 존재이다 보니..
      주변에서 많이 도와주고 실상 내가 하는게 별로 없는데도 그저 자리에 대한 부담이 훨 크지..ㅎㅎ

      언제 내려와?
      이제 우리 수민이는 제법 재밌어.
      피드백이 마구 나오다보니..데리고 놀 재미가 있다고 해야할까..? ㅎㅎㅎ
      할줄 아는 개인기도 막 늘어나고, 말도 서서히 늘어가는걸 보는재미가 참 쏠쏠해..ㅎ
      보고싶다. 귀여운 히로미..!
      언제 날 잡아서 함 와.

  7. 토댁 2011.07.16 05:39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동생의 의미는,
    남편이 애인을 집으로ㅠ데리고 와 같이 살자하는 것
    과 동일하다고 아동학자들은 말하죠!

    그 마음의 상처를 안고 스스로 치유하며 살기에
    첫째들의 마음 품은 타고 나는 것 같아요!

    둘때가 아직 아가일때 명이님이 수민이를 더 품어주세요!
    지금도 그리하시지요?
    내 맘 흡족해질때까지 품어주시면 수민이도 알아갈겁니다.
    모든 첫째가 그리 커 가듯이..

    몸조리 잘 하세요~~^^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7.28 23:4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그래도 다행히 수민이는...첩(!!)을 너무 이뻐해요.
      저렇게 저날 펑펑 울어놓고 그담부터는 그 분이 다 풀렸는지 시도때도없이 채민이 옆에서 뽀뽀하고 쓰다듬고 볼을 부비며 좋아해요.
      대신..간간히 좀 제 아쉬움을 드러내긴 하지만요.
      그때마다 충분히 안아주고 충분히 놀아주려 최선을 다하는데..워낙 수민이가 할머니집에서 거의 24시간을 지내다보니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할머니 집에서 함께 하는 3~4시간이라 짧죠.
      덕분에 수민이는 하루종일 "아빠~ 엄마~ 아야~"를 하늘보며 외치고 다닌데요.

      우야둥둥..이 더운 여름..꼬맹이들과 어찌어찌 살아가고 있답니다. ㅎㅎ

      부쩍 큰 애들을 보니 쩡으니도 보고 싶고 언니도 보고싶고...올 겨울에 애들 방학하면 볼 수 있을라나요? ^^

  8. Favicon of http://theuranus.tistory.com BlogIcon 마속 2011.07.20 14:3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어잌후... 미남이네용.. ㅋㅋ

  9. Favicon of http://nabibom.tistory.com BlogIcon 마루. 2011.08.01 12:2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난 언제나 아이와 함께 마트에 갈수 있을까용..
    와이프가 자꾸 둘만 알콩달콩 잘살자고 꼬시네요..ㅎㅎ

    • Favicon of http://myungee.tistory.com BlogIcon 명이~♬ 2011.08.03 01:0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저도 아이가 없을땐 둘이사는것도 괜찮지 않을까 종종 생각했었어요.
      애를 워낙 이뻐하긴 하지만 어렸을때 동생들 크면서 엄마 고생하시는것도 봤고..이쁘다는 이유만으로 키우기엔 희생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제로 낳아보니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희생해야하고 포기해야할 것들이 늘어나지만 충분히 그 이상의 가치와 기쁨을 주더군요.
      물론~ 아빠의 절대적인 도움이 필요하지만요! ㅎㅎ

사랑합니다. 편안히 잠드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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